밀린 글쓰기 프로젝트 그 첫번째.
디테일한 리뷰라기 보다는 그냥 에피소드 별 플레이 후기 정도를 주절주절 쓰는 형식으로 가볍게 남길 생각.
당연히 전 에피소드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다
1. 역전재판 4
1) 4-1 역전의 와일드 카드
- 뭔가 새로우면서도 맛있는 분위기. 인상깊은 1회였다.
3D 활용도 재밌고, 진상을 풀어나갈 때의 연출적 쾌감도 좋다.
다만.. 증거품 날조 누명로 변호사 짤린 양반이 가짜 증거 제출하게 한다는 게 좀 과한 설정이지 않나 하는 생각. 의뭉스러운 분위기를 주고자 하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이건 조금 선을 넘지 않았나 싶다. 더구나 전작 주인공인데..
2) 4-2 역전의 골목길
- 개인적인 4의 goat 에피소드. 메인 줄기와는 별 상관 없는 쉬어가는 에피소드지만 개그도 좋고, 사건 구성도 굉장히 깔끔하다. 전혀 관계 없어 보이던 3개의 사건이 결국 하나로 만난다는 구조가 마음에 들었다.
3) 4-3 역전의 세레나데
- ... 문제의 그 에피소드. 사실 역재가 그렇게까지 현실성에 집중한 시리즈도 아니었고, 일정 부분 비현실성을 감안하면서 플레이하는 게임이기는 하다. 어쨌든 텍스트 중심의 재판 게임이라는 특성 상 게임이 이끌어주는 대로 플레이 했을 때 문제가 없다면 충분히 즐겁게 즐길 수 있으니. 원래 그런 맛으로 하는 게임이기도 하고.
그런데 이번 에피소드는 그게 좀 심하다는 느낌. 사건에 빈틈도 너무 많고, 의아한 포인트도 많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후반의 음향 믹서 뇌절이 게임 플레이를 지루하게 하면서 재미로도 고평가하기 어렵게 돼버리니.. 믹서 다루는 기믹 자체는 재밌었고, 특히 총소리 찾기는 상당한 쾌감이 뒤따르는 좋은 장치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너무 많았다.
4) 4-4 역전을 잇는 자
- 4를 관통하는 '7년 전' 사건의 내막을 밝히는 에피소드. 장점도 단점도 명확한 에피소드라 확실하게 평가하기가 어렵다. 워낙 많은 진실이 밝혀지다 보니 카타르시스는 충분히 있는데, 한편으로는 사건 당사자인 나루호도가 모든 걸 기획하고, 직접 조사하고, 사건을 설명한다는 메이슨 시스템의 설정 자체가 너무 불합리해서 몰입이 잘 안 되기도 한다. 아무리 검찰청장 빽이라지만 이게 맞나.. 어쨌든 진실이 밝혀지는데 성공했으니 이걸 좋다고 봐야 할지.
또한 분명 이번 작의 주인공은 오도로키인데 마지막까지 공기 역할에 아무 말도 못하는 식의 연출은 상당히 아쉽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나같이 애초에 456 셀렉션으로 처음 플레이하는 사람은 딱히 상관없을 것 같지만.. 출시 당ㅅ기에 플레이 했던 사람은 이게 뭐지 싶었을 듯.
✳️ 시리즈 총평: 새주인공으로의 리부트, 기존 주인공이 보이는 약간의 캐릭터 붕괴 등 여러모로 평이 안좋았던 시리즈지만 어쨌든 기대 이상이었다. 7년전의 사건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메인 스토리도 꽤 매력있었고 (결정적으로 그걸 풀어내는 과정인 메이슨 시스템은 마음에 안 들었지만서도..), 특히 1,2 에피소드는 상당히 잘 만든 에피소드라고 생각한다. 덤으로 음악이 유독 좋은 시리즈.
2. 역전재판 5
1) 5-1 역전의 카운트다운
- 시작부터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에 놀라게 된다. 실제로 전작과 출시 기기도 다르고 출시일 텀도 꽤 크다보니 체감이 있다. 근데 사건 자체는 별로 기억 나는게 없네. 역순행적 구성으로 사건의 중심부 부터 시작하는 구성은 나름 마음에 들었다.
2) 5-2 역전의 백귀야행
- 은근히 평이 안 좋던데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특히 첫날 법정에서 도달한 추리 결과가 사실이 아님을 금방 확인하게 된다는 점도 꽤나 재미있고 말이지. 다만 캐릭터들의 매력은 이번 에피소드가 제일 떨어지지 않나 하는 생각도.
3) 5-3 역전 학원
- 상당히 재밌다. 인물 구도도 영리하고 진범도 재밌고. 뭔가 전형적인 학원물 느낌이라 좋네.
4) 5-4 별이 된 역전 + 5-5 미래를 향한 역전
- 사실상 이어진 스토리기 때문에 함께 기술. 우주 센터라는 굉장히 큰 배경이 특징적인 에피소드. 이번에도 역시 과거의 사건과 얽혀있기 때문에 상당히 구도가 복잡하다. 그래서 두 에피소드에 걸쳐 풀리기도 했고. 유가미와 코코네, 두 신규 캐릭터들이 '심리학'이라는 공통된 코드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에피소드를 통해 굉장히 자연스럽게 설명되고 사건 자체의 빌드업도 꽤 뛰어나다.
그런데 진범 등장 포인트부터 영 김이 새서 문제. 법정에 끌어내는 빌드업이 다소 억지스럽다는 점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그 정체에 대한 설명도 너무 아쉽다. 무얼 위한 빌드업이었나 하는 생각까지도.. 특히 반 형사 캐릭터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더더욱 아쉽네. 기왕 하차시킨다면 더 의미있게 하했어야 하는데
5) 5-dlc 역전의 귀환
- 5에서 가장 마음에 든 에피소드. 캐릭터도, 사건의 진상도, 결말도 전반적으로 잘 만들어졌다. 팬덤에서는 역전 서커스 희망편이라는 인식도 있던데 꽤나 적합한 표현이라고 생각된다. 비슷한 구도면서도 완성도가 훨씬 높은 느낌. 외적으로도 실로 오랜만에 동물을 신문(..)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팬서비스도 충분.
✳️ 시리즈 총평: 세 작품 중에는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작품. 메중심 사건이 아쉬운 게 아무래도 가장 크고.. 프로듀서 특유의 '반전 강박'이 다소 거슬린다. 물론 반전 쾌감있고 재밌는 거 다 알지만서도 계속 그러니까 좀 그렇네. 결정적인 한 방 느낌이 안 든다. 특히나 '사건현장 여기 아님' 구도는 한 작품 내에서도 너무 많이 써먹는 게 아닌지..
3. 역전재판 6
1) 6-1 역전의 이방인
- 상당히 공격적이고 뻔뻔한 상황 설정. 이 때문에 은근히 호불호도 갈리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매우 마음에 든다. 말하자면 일종의 이세계물 구도를 취한 셈인데, 이세계물 특유의 쾌감이 잘 살아난다. 아니마의 비전도 세가지 신규 시스템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고. 유일하게 아쉬운건 증인 기믹이 답답했다는 것 뿐..
2) 6-2 역전 마술쇼
- 메인에서는 벗어난 에피소드지만 완성도는 매우 높다. 아루마지키 떡밥을 잊지 않았다는 것도 좋고, 마술 트릭이 보다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했다는 점, 진범의 디자인, 원격 살인이라는 충격적인 진상, 역대 에피소드 중 완전 범죄에 가장 근접했던 점 등 여러모로 매력적인 에피소드.
3) 6-3 역전의 의식
- GOAT. 사건 자체도 재밌고, 진상도 충격적이라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고평가 받을만한데 동시에 쿠라인 왕국 혁명이라는 큰 줄기의 이야기와도 매우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점에서 매우 훌륭함. 추가로 생각 루트도 가장 마음에 들었다.
4) 6-4 역전 만담 극장
- 굉장히 뜬금없는 단일 법정 에피소드.. 코코네가 주인공인 에피소드가 있긴 있어야 했기에 그냥 넣은 느낌. 만담이라는 개념 자체가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데, 사건 자체도 그냥 그런 느낌이라 영 느낌 없었던 에피소드. 더군다나 5-3의 결말이 너무 강렬했기에 더더욱 그렇다. 그냥 코코네 유가미 조합을 보여준다는 정도의 의미만..
+) 코코네를 이렇게까지 햇병아리로 그릴 필요가 있었을까..?
5) 6-5 역전의 대혁명
- 쿠라인 왕국 서사의 완벽한 마무리. 매우 마음에 들었다. 유서깊은 근본 설정이라 이제껏 영매를 소재로 한 사건들이 정말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영매 개념을 가장 영리하게 잘 사용한 에피소드이지 않을까. (나루호도의 캐릭터 붕괴 관련으로 굉장히 말이 많은 에피소드로 알고 있는데, 이미 대비하고 들어가서인지 딱히 그렇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오히려 짬은 무시 못하는 구나하는 생각까지 들었음.)
✳️ 3신기에 안 넣는 사람들도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3신기에 충분히 자리할만한 작품으로 느껴진다. 굉장히 재미있게 플레이했고 6-4 외에는 다 수준급 에피소드라고 생각함. 가령 3을 보더라도 2,3 에피소드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번 작의 경우는 메인 스토리와 관련 없는 에피소드마저도 상당히 잘 뽑은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