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 탐방 #01. 2억 9천: 결혼 전쟁 (2023)

7월 2일 새롭게 런칭한 예비 부부 대상 서바이벌 프로그램, 결혼 전쟁.
런칭 소식이야 전부터 알았지만 기대감을 가진 건 6월 16일에 tving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사전 시사 참가를 받는 걸 봤을 때 부터였다. 보통 예능 프로그램에서 사전 시사를 한다면 확실한 팬덤형 출연자가 있거나, 혹은 그게 아니더라도 프로그램의 장르자체의 팬들이 많아서 제작 소식만으로 어느정도의 기대감을 견인할 수 있는 경우, 보통 이렇게 두가지 정도로 굉장히 제한적인데, 사실 이 프로그램은 거기에 딱히 부합하지 않는다. 물론 넓게 보면 이것도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니까 매니아층이 있는 장르인 건 사실이지만, 홍보 방향성이나 이 프로그램 자체의 방향성을 볼 때 딱히 그들의 선호와 이 프로그램이 겹칠 것 같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전 시사를 한다. 이 자체가 퀄리티에 대한 어떤 확신이 있나보다 하는 생각으로 연결되었고, 그래서 일정상 시사회는 신청하지 않았지만 첫 방 날짜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어제 본방을 함께 지켜봤는데.. 나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아니 그냥 별 재미가 없었다.
일단 프로그램을 위해 약간 깔고 가자면, 애초에 나는 피지컬로 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을 별로 안 좋아한다. 나는 사버이벌 프로그램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1️⃣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하게 하거나 2️⃣ 출연진들이 본인 기량을 최대한 뽐내면서 경쟁하는 그 자체를 즐기거나. 사실 피지컬 프로그램은 1번은 어느정도 버리고 가는 기획이다. 애초에 시청자 중에 보면서 저걸 해 볼 생각도 못할 사람들도 많고, 다 떠나서 다른 서바이벌에 비해서 피지컬 서바이벌은 출연진들의 성격을 보여주는 데 있어서 굉장히 제한적이다. 당장 이번 결혼 전쟁 1회도 몇 커플 제외하고는 크게 머리에 남는 캐릭터라는 게 없다.
그럼에도 여타 다른 피지컬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은 2번에 해당하기 때문에 성공했다. 사실 강철부대나 피지컬 100은 애초에 "피지컬"을 내세워서 출연진을 모집했고, 결론적으로 출연자들이 피지컬 싸움을 일종의 "자존심 싸움"으로 여겼다. 그러니까 우리가 이 게임 자체는 남일처럼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몰입해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환경이 된다. 근데 이 프로그램은 그게 아니지 않나. 애초에 '여러분이 돈을 제외하고는 결혼할 준비가 된 게 맞는지 시험해보겠다'고 화두를 던지면서 게임을 시작했는데 그래 놓고 왜 피지컬 일변도로 진행되는지도 솔직히 잘 와닿지도 않고. 일부 커플에는 운동 선수를 포함한 피지컬 멤버들이 들어가 있는 것도 사실 좀 그렇고. 애초에 너무 단순한 게임들인데 출연진들이 여기에 대해서 그렇게 크게 역량도 없는 상태라면 우리는 도대체 이걸 무슨 재미로 봐야하나.
물론 아예 일반인이기 때문에 보여줄 수 있는 그림과 감정선이 있다는 건 이해한다. 오히려 더 처절해지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이기 때문에 혼자일 때보다 더 강해질 수 있는. 뭐 실제로 결론적으로는 종합 격투기 선수가 1라운드에서 탈락해버리기도 했고. 하지만 이 것만으로 프로그램을 끌고 가는 건 단기 포맷에서만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프로그램은 10회차로 예정되어 있다. 그리고 앞으로 진행될 게임들을 우리가 다 알 수는 없지만 최소한 2회 예고와 인터뷰들을 보면 앞으로도 솔직히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고. 이렇게 긴 회차동안 흥미를 유지할 정도의 잠재력이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다.
막판 패자 부활전에서는 다른 의미에서 자극성을 꾀해보려는 것 같긴 했지만..
이것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물론 바이럴 되기 좋은 소재고, 화제성을 취할 목적이겠지만, 일단 호불호가 엄청날 수 밖에 없는 요소지 않나. 이게 옳고 나쁘고를 떠나서 그 불호를 다 버리고 가면서까지 이걸 취할만한 이득이 있을까 싶었다. 애초에 이게 메인인 프로그램이 아니잖아. 이걸로 유입된 사람이 있다 한들 그 사람들은 그냥 이런 걸 원하는 사람들일 뿐인데. 막상 메인이 별로 재미가 없다면 그걸 계속 붙잡고 있겠나. 보고 싶은 부분 클립으로나 좀 보겠지. 결국 메인이 되는 걸로 홍보를 하고 승부를 봐야 그 홍보가 실제 시청으로 연결이 될텐데. 이건 그냥 사기 결혼같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이 프로그램은 여기서 스탑하기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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