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2023) / 게임 원작 영화와 '팬 서비스'
전 세계 흥행 수입 10억 달러 돌파, 역대 애니메이션 영화 전 세계 오프닝 흥행 1위, 북미 외 오프닝 흥행 2위 등등. 현재 최초 개봉 기준으로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고, 심지어 한국과 일본의 상영은 이제 막 시작했음에도 이번 마리오 영화는 역사적인 흥행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올해 상영 예정작들 중 손에 꼽을 정도로 기대하던 작품 중 하나였다. 무엇보다 나는 닌텐도 게임들의 팬이었고, 마리오 IP의 게임들도 많이 즐겼기 때문에 닌텐도 영화화 프로젝트(?)의 출발점 격인 이번 영화에 대해 많은 걱정과 기대를 품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상당히 재밌게 봤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행복하게 봤다. 요즘은 특히나 갚은 생각과 함께 보게 되는 영화들을 많이 봤었기에 실로 오랜만에 영화적 체험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번 영화는 게임 원작 영화로서 존경스러울만큼 팬 서비스에 집중했다. 배경에 슥 지나가는 이스터 에그들을 포함하면 정말이지 30초에 한 번 꼴로 원작 시리즈에 대한 오마주가 녹아있다. 더욱이 칭찬할만한 점은 이를 녹여내는 방법이 실로 천재적이라는 것이다. 가령 영화 초반 쿠파가 슈퍼 스타를 얻게 되는 장면과 마리오 형제의 광고 영상을 연결하여 자연스럽게 스타 획득 배경음악을 넣는다거나, 공사장을 달리는 씬에서 횡스크롤 구도를 활용한다거나 하는 식이다. 팬의 입장에서는 와 이걸 이렇게 녹였구나 하는 놀라움과 즐거움의 연속이라 할 만 하다. 이외에도 버섯, 플라워 등 각종 아이템이나 마리오 카트, 루이지 맨션등의 IP를 오마주한 장면들, 적재적소에 배치한 캐릭터들도 즐겁다.
그렇다보니 원작에 대한 지식이 있는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없이 행복한 시간이었다. 솔직히 말해 나로서는 도저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영화였다. 그러나, 반대로 사전 지식이 없는, 그러니까 딱히 마리오에 대한 추억이 없는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본다면 과연 어떻게 느낄까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내가 이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 이다. 이미 알고 있는 이상 이를 완전히 배제시키기도 어렵다. 정확히 어디까지를 모르는가도 내가 판단하기 어려운 일이고. 그러나, 영화의 가장 근간이 되는 스토리의 측면에서 봤을 때 분명 아쉬움이 많은 영화인 것도 사실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번 영화는 여러 시리즈를 종합하면서도 기본적으로는 '마리오 오디세이'의 결혼식 구출 스토리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사실 냉정하게는 별 거 없는 스토리다. 뭐 애니메이션 영화가 꼭 대단한 스토리를 요구하지는 않겠지만, 그 단순한 구출까지의 과정에 있어서도 닷고 개연성이 떨어지기도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는 원작의 최대한 많은 부분을 팬서비스로서 영화에 녹여내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기도 하다. 피치 공주를 만나는 씬부터 결혼식장에 도착하는 씬까지 그 중간 과정을 생각해보면, 스테이지 클리어, 동키콩과의 전투, 마리오 카트와 무지개 로드 등의 굵직한 오마주가 들어있다. 물론 이는 팬의 입장에서 즐거운 경험이었지만 이러한 감정벅인 부분을 완전히 배제해서 본다면 씬 하나하나는 얕으면서도 약간 난잡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실제로 영화의 흥행과는 별개로 이번 영화는 호불호가 꽤 갈리는 편이다. 물론 원작이 있는 영화는 언제나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그러나 일단 상영을 하는 이상 대중을 생각하지 않을 수도 없는 일이다. 원작의 팬덤이 크면 클수록 그들을 만족시키는 것은 중요한 일이겠지만 그 균형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람일 : 2023.04.27 (목)
한줄 평 : 약간의 아쉬움이 눈에 밟히면서도 결국은 냉정해질 수 없는
별점 : ⭐⭐⭐🌟 (3.5 / 5)